새로운 정부가 다음 달 정식 출범한다. 이에 앞서 새 정부 각료들의 인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우리 해운계로서는 우선 누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낙점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해운 행정을 이끌어 갈 해수부 장관에 누가 임명되는지는 향후 우리 해운계의 성장·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대 정부의 해양수산부 장관 대다수는 해운 행정 전문성이 거의 없는 정치인들이 주로 등용되었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해운 정책은 타 부서의 정책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를 알지 못하는 인사가 해수부 수장이 되면 제대로 된 해운 행정을 펼칠 수 없음을 자명한 일이다.
해운 행정은 과감한 외항해운계 지원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 이는 20세기 이후 전 세계 해운계, 특히 선진 해운국에서 입증된 바 있다. 해운업, 특히 선박운항업은 대자본이 소요되고 과당 경쟁의 제한이 해운 행정에 담겨져 있어야 한다. 먼저 개개 해운업자가 고가의 선대를 확보하기란 난제이다. 정부의 재정 금융적 지원이 없이는 경쟁력을 갖춘 선대를 확보하기 힘들다.
또 과당경쟁이 상존하고 한번 정기 항로에 투입된 선박은 철수 내지 전배가 힘든 해운 경영의 특성상 선진 해운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선박운송업자간 과잉 경쟁 억제 카르텔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공정위의 외항선사 과징금 부과에서 알 수 있듯이 자칫 해운에 문외한의 행정가들이 엉뚱한 결정을 해서 해운계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해운 관련 주요 각료의 임명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해수부 장관의 경우, 해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면 제대로 된 해운 행정을 구사하기 힘들다. 설사 해운 행정의 경험이나 경력이 없더라도 해운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지닌 인사가 임명되어야 한다. 과거 정부의 경우,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해수부 장관을 논공행상의 하나로 치부, 그저 정치적 관점만으로 해수부 장관을 임명하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이 같은 모습을 새 정부는 절대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 정부가 주요 해운 단체의 상근 책임자 임명에 관여해서도 안 된다. 소위 말하는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 폐해를 해운계에 입히지 말라는 주문이다. 임기가 끝나는 자연스러운 인사에서도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는 곤란하다. 새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무리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새 정부로서는 납득하기 곤란한 낙하산 인사를 시행하기 힘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를 위해 임기 중간 단체장의 임원을 강제로 축출하는 것은 범죄라는 것이 최근 판결로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새 정부에서는 절대 낙하산 인사 형태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우리 해운계에도 이 점이 해당되리라 확신한다.
무분별한 낙하산 인사 중에는 해운 행정 경험자들이 산하 해운 단체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해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낙하산 인사는 해운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 특히 정치 분야에서 오래 몸담았던 인사를 선거 승리 이후 보상차원에서 내려 보내는 형태이다. 우리 해운 단체에 이 낙하산 인사가 유입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모든 역대 정부에서 해당되는 교훈이다. 해운 행정가 출신이 해운업의 투입되면 해당되는 해운 관련 인사의 능력과 인품이 곧바로 해운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해운업이 타 부처의 지원과 협조 없이는 선진 해운국으로의 성장·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타 부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함량미달의 인사가 해운 관련 부서나 해운 관련 단체 및 업체의 수장으로 임명되어서는 곤란하다. 해운 경력이 있고 해운에 대한 애정이나 이해도와 관심도가 높은 유능한 인재들이 해운 관련 기관의 큰 수장으로 임명되는 것이 해운계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새 정부의 해수부 장관은 운항업 등 해운 관련업을 성장·발전시킬 유능한 인물이 발탁되기를 바랄 뿐이다. 여기에 더해 그저 정치적 경력만 있고 해운과는 무관한 인사가 해운 단체나 기관에 낙하산 인사로 내려오는 일을 새 정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