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특집 기사가 있다. 바로 신년 특집 좌담회(또는 신년 특별 좌담회)이다. 70년대 일선 기자 시절부터 80년대 초 중반 편집국장 위치에 있을 때 신년이면 여러 형태의 좌담회를 개최, 필자가 항상 사회를 보았다.

지금이야 워낙 해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여서 신년이라 해서 해운 기사가 부족하지는 않지만, 70-80년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기사면을 채우기에 가장 쉽고 또 독자들의 반응도 뜨거운 각종 좌담회가 신년이면 온갖 형태로 이루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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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기억나는 신년 좌담회는 1974년 신년 초에 있었던 한국 최초의 본격적 선화주 좌담회이다. 이 칼럼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는데 화주 측 6명, 선사 측 6명, 그리고 외환은행 네고 업무 담당 과장과 속기사가 참석, 장장 4시간 이상의 난상 토론을 전개한 바 있었다.

선사측 참석자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해운 단체를 대표하여 한국선박대리점협회 강영구 사무국장과 해운공사 지홍식 업무과장, 한국해운 석의수 부장, 극동선박 명인산 부장, 협성선박 마상곤 서울사무소장(부장), 연합해운 김덕성 부장 등이다.

화주 측으로는 당시는 하주협의회가 결성되기 전이어서 KOTRA 선적상담실의 최덕삼씨, 금성사 노용악 과장, 그리고 선경 등 대형 화주들의 선적 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필자였고 내용 전문을 거의 십 수 페이지에 걸쳐 게재, 선화주 업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1976년 해운항만청이 해운 전담 부서로 발족하면서 신년 특집 좌담회에는 해운국장이나 외항과장과 해운계 주요 단체 및 대표 해운회사 CEO들로 신년 특별 좌담회가 개최되었다.

무엇보다 1982년 KBS 제2라디오 신년 특별 해운 좌담회를 잊을 수 없다. 당시 참석자는 해운항만청 최규영 해운국장, 하주협의회 고광훈 사무국장, 선주협회 최재수 전무, 대리점협회 노창래 전무, 해상운송주선업협회 한동환 전무, 그리고 사회는 필자가 보았다. 장장 2시간 이상의 이 좌담회는 KBS 제2라디오 신년 특별 좌담회로 방송된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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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KBS 라디오에서는 신년이면 빠지지 않고 해운좌담회를 열었다. 또 해운 주간지 자체로도 신년 특별 좌담회를 매년 개최, 신년의 기사 부족을 채우고도 남았다.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해운항만청의 백옥인 외항과장과 선주협회 최재수 전무, 소양해운 이윤수 부사장, 아신해운 배주원 사장으로 신년 특별 좌담회를 한 기억이 있다.

또 선주협회 최재수 전무와 대리점협회 노창래 전무, 해상운송주선업협회 한동환 전무 등 외항해운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상근 대표자들을 초청, 신년 좌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지난 해 각 업계별 현안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새해를 전망하는 내용으로 해운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

또 신년 초 1, 2월이면 어김없이 해운계의 이슈만 놓고 해운인끼리 좌담회를 열기로 하고 해운계 현안이 아닌, 해운인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신년 특별 좌담회를 갖기도 했다.

예를 들어 ‘용띠 해운인 좌담회’ 등이나 확실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용띠 해운인으로 당시 에버렛기선 차윤건 차장, 영창해운 이영수 차장 등 6-7명의 용띠 해운인들이 참석, 자신들의 새해 소망 등 가벼운 주제를 놓고 신년 특별 좌담회를 하기도 했다.

또 운임 동맹과 비동맹 선사간 치열한 대립각이 유지되던 시기에 동맹 선사 대 비동맹 선사 해운인들이 모여 신년 특별 좌담회를 갖기도 했다. FEFC 김성응 대표가 단골손님이었다. 또 당시 비동맹선사들을 대표해서 OOCL의 한국대리점이었던 신한해운 임원들이 참석했던 기억이 있다.

어떤 해는 신년 특별 좌담회가 서너 개 이상 열리기도 했다. 해운 단체 상대 임원간, 또 선화주간, 그리고 해운계 이슈 진단 좌담회, 여기에다 신년 해운 전망 좌담회 등이 1,2월에 집중 개최되었다.

가장 많이 참석했던 해운인으로 해운 이론가로 모두들 인정했던 이윤수 고려해운 전무가 단골 참석자였다. 하주를 대표해서는 하주협의회 고광훈 국장이 자주 신년 특별 좌담회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 모든 좌담회의 사회는 필자의 몫이었다. 이는 한국 최초의 해운 주간지의 한국 최초의 해운 기자였던 필자의 경력 때문이었다. 좌담회 진행의 사회 업무는 별반 어려움이 없었으나 참석자 사정에 연관된 난제들이 있었다. 당시 하주들 상당수가 급한 회사 일정으로 좌담회 당일 참석불가를 통보, 급히 대타 하주 관계자를 찾느라 무척 고생을 한 기억이 있다.

보람도 많았다. 특히 참석 하주들이 차후 필자를 초대하면 이 소식을 전해들은 선사 관계자들이 서로 자기도 참석하고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하겠다고 나서는 통에 교통정리를 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해운계 파티 등 선하주들이 모두 참석하는 자리에서 신년 특별 좌담회 참석자들이 필자를 찾아 함께 사진을 찍느라 부산했던 일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선하주 모두의 관심과 배려가 필자의 해운 기자 생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 중에서도 신년이 되면 신년 특별 선화주 좌담회 참석자들이 유난히 생각난다. 신년이라는 공통분모가 유대감을 더욱 강화시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