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기정 한중카페리협회장

취재부
2019-05-07

- 한중항로, 점진적 개방이 바람직해
- 회원사간 적극적 소통·협력할 것

해운전문지 기자단(간사 김기환 머린뉴스 국장)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전기정 한중카페리협회 회장(위동항운 사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2월 20일 동 협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전기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한중카페리업계가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한계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회원사간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카페리업계에 최대 화두인 한중항로 개방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전면개방 보다는 소석률과 승선률을 토대로 한 점진적인 개방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크루즈 업계와의 경쟁과 관련해서는 카페리 기항 항만의 특성을 고려한 카페리 선사간 또는 저가항공사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기정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협회장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나름대로의 소감과 각오가 있으시다면,

고유가 지속, IMO 환경규제 시행, 시장개방 압력 증대 등 대내의적인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협회장을 맞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회원사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토대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지혜를 모아 나가겠습니다.


회장님으로서 파악하고 있는 한중카페리업계의 현황과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지난 1990년 한중간 카페리 항로가 최초로 개설된 이후 현재는 14개 선사가 16개 항로를 운항하고 있습니다. 수송 실적 면에서도 컨테이너는 1990년 400TEU에서 2018년 567천TEU로, 여객은 1990년 9,400명에서 작년에는 150만 명을 수송하여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카페리업계는 한중 양국 간 교역증진, 분화교류에 있어 활력소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만 양적인 측면에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성장의 한계에 봉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더하여 우리 한중카페리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의 시장개방압력에 대한 문제입니다. 노후 신박을 신조선으로 교체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윈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개방된다면 선사들의 선박에 대한 안전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을 초래할 것이 우려됩니다. 금년도 해운회담에서 시장개방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급진적인 개방보다는 안정 적이고 질서 있는 점진적인 개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IMO(국제해사기구)의 2020년 저유황유 사용 결정과, 2019년 중국의 저유황유 사용 조기 시행에 따른 원가부담이 높아졌고, 저가항공사와 크루즈 선박의 기항에 따른 관광객 이탈, 중국 전자상거래법 시행에 따른 소상공인의 감소세,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임가공 거점을 이전하여 수출입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여러 가지 악재에 대하여 우리 카페리 업계가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당장의 현안중 하나는 2019년 12월 인천신국제여객터미널 개장과 더불어 인천 내항에 기항하던 선사들이 신 터미널로 순조롭게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신 터미널 이전과 더불어 하역료, 임대료 수준이 현재보다 대폭 증가할 경우 선사의 운영비용 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평택의 경우도 2022년 신 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인 바 설계단계부터 수요자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한중간에는 인적 물적 교류를 활성화시킨 전통적인 카페리와 관광이 주 목적인 크루즈와의 경쟁이 예상됩니다. 카페리업계의 경쟁력을 어떻게 강화시켜 나가실 건지.

대도시 위주로 기항하는 크루즈와 차별성을 가지는 카페리 기항 항만의 특성을 고려하여 카페리 선사간의 협업, 저가항공사와의 협업을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카페리 기항 항만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을 두루두루 체험할 수 있는 상품개발이라던가, 카페리 선사간/저가 항공사와의 협업으로 중국 여러 지역을 관광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단동항으로 카페리선을 이용하여 입국한 뒤, 진황도·북경·위해·청도 등에서 카페리선박 흑은 저가항공을 이용해 귀국하는 방법입니다. 아울러, 신조투입 선박이 늘어남과 더불어 카페리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공동 홍보하여 한국과 중국 청소년의 역사탐방 수학여행 유치 등의 차별화 전략을 시행하는 방향도 있습니다.


중국 측의 한중항로의 개방 압력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바람직한 한중 카페리항로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한중 항로의 카페리선박은 단순하게 승객과 화물을 나르는 운송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소통하고 소상공인을 등한 소규모 무역을 통해 긴급물량을 어떤 운송수단보다 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양국 정부와 협회의 노력으로 무분별한 항로운영이 되지 않도록 시장상황에 따라 양국 정부가 재량적으로 신규항로를 개설해왔으나, 향후 시장개방 논의 시에는 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할 우려가 큰 전면개방 보다는 소석률과 승선률을 토대로 일정한 규칙에 부합할 경우 시장을 개방하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개방의 틀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업계나 정부당국, 일반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카페리 선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승객의 안전입니다. 현재도 화물보다 승객의 안전에 주안점을 두고 카페리선의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라도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카페리업계의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안정적인 선박운영이 가능합니다.
우리 업계는 수익성 약화로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수 있는 과도한 운임경쟁을 자제하고, 카페리선사들 공동의 노력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인근 항로 선사간 공동운항, 선용품 공동구매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페리 선사들의 안정적인 경영이 이루어지도록 점진적 시장개방과 대외 여건을 고려한 정부당국의 적절한 지원을 요청드리며, 신조선 투입을 통해 어떤 운송 수단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연구하는 카페리 여행을 실제로 많은 분들이 체험하고 이용하여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취재 및 사진 이일우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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