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기자의 "배타고 여행가자"] “여객선 타고 울릉도 가자” (1)

취재부
2023-08-17

▲울릉-독도 구간을 운항하는 쾌속선에서 찍어본 독도의 모습. 마치 독도를 지키고 있는 듯한 갈매기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들어가면서


기자는 지난 2017년부터 ‘배타고 여행가자’라는 기획특집을 연재해 왔다. 부산에서 JR큐슈쾌속선 소속 ‘비틀호’를 타고 간 후쿠오카 여행을 시작으로, 2019년 인천에서 출발한 백령도 여행과 코로나 기간이었던 2021년 지인들과 제주도에서 출발한 추자도 여행까지 총 3회에 걸친 배여행기가 본지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연재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펜데믹이 사실상 종료된 2023년 그토록 가보고 싶던 울릉도 여행으로 연재를 이어가게 되었다.

특히 이번 울릉도 여행은 2019년 백령도 팸투어 이후 코로나로 인해 잠시 중단되었던 한국해운조합 주관의 섬의날 기념행사로 진행되어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코로나로 지쳤던 지난 3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우리가 즐겨왔던 섬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음을 이번 팸투어 재개를 통해 어쩌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울릉도 여행은 해운 전문 언론사를 비롯하여 해운조합의 주요 관계사들이 함께 참석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울릉도 여행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포항 영일만항과 울릉도 사동항 구간을 운항하는 카페리선 뉴씨다오펄호의 포항에서의 출항을 앞둔 모습. 


 

울릉도를 가는 다양한 방법


울릉도는 우리가 섬여행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지역이다. 독도의 존재 때문에 노래로도 불려 온 터라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오는 이름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기자 정도 되는 세대들 중에 ‘독도는 우리 땅’ 한번 안 불러본 사람 거의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동안 최고의 섬 여행지로 꼽혔던 제주도는 어느 새인가 섬이라는 느낌보단 휴양지라는 생각이 더 커진, 말 그대로 전문 관광지가 되어 버렸고, 누구나 너무 쉽게 갈 수 있어 섬여행 나름의 뭔가 신비로움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익숙하면서도 비교적 가는 방법도 많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느낌이 강한 울릉도가 이제는 섬여행의 소위 대세가 되어버렸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울릉도 여행은 그들에게 일종의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매우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후에 얘기하겠지만, 울릉도 가는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많은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여행기에 앞서 울릉도를 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다른 섬에 비하면 울릉도를 가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쾌속선과 카페리, 강원도와 경상도 등 배의 종류와 출발지를 나름대로 골라서 정할 수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 출발하는 방법은 강릉과 동해시에서 출발하는 방법으로 모두 쾌속선을 타고 갈 수 있다. 먼저, 강릉 출발편은 강릉항여객터미널에서 씨스포빌 소속 씨스타5호를 타고 저동항으로 도착하며 시간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동해시 출발편은 묵포항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역시 씨스포빌 소속 씨스타1호를 타고 도동항에 도착하는 방법으로 약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경상도에서 출발하는 방법은 좀 더 다양하다. 경북 울진과 포항에서 출발하는 방법으로 쾌속선과 카페리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먼저 울진 출발편은 울진 후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에이치해운 소속 카페리선인 울릉 썬플라워크루즈를 타고 사동항으로 가는 방법이며, 시간은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포항에서 출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대저해운 소속 대형 쾌속선인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를 타고 사동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으며, 약 2시간 50분이 소요된다. 카페리를 타고 가고자 한다면 영일만항 울릉크루즈여객터미널에서 울릉크루즈 소속 초대형 카페리선인 뉴씨다오펄호를 타고 사동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으며, 약 6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처럼 울릉도를 가는 배편은 본인의 배 여행 스타일과 시간, 여객터미널과의 거리 등을 생각하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울릉도 배 여행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울릉도 여행은 제일 마지막에 소개한 포항 출발 카페리인 뉴씨다오펄호를 타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특히 뉴씨다오펄호는 코로나 이전까지 석도국제훼리 소속으로 군산과 중국 석도를 운항하던 카페리로, 지난 2022년 울릉크루즈에 용선되어 포항-울릉 항로를 왕복하고 있다. 중국을 오가던 카페리답게 전 좌석이 객실로 되어 있으며, 뷔페 서비스가 제공되는 식당은 물론, 세미나실, 오션뷰 라운지카페, 공연 무대, 노래방, 편의점, 펫존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제공되는 카페리 선박이다. 동 선박을 타고 기자를 비롯한 일행은 2박 3일의 기간 동안 울릉도의 모든 것을 느끼고 누리고 경험하고 왔다. 이제부터 그 시간들을 생생하게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포항-울릉 구간을 운항하는 뉴씨다오펄호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울릉크루즈여객터미널에서 수속을 밟고 있다.


 

밤 11시에 출발하는 밤 배

 

뉴씨다오펄호의 포항 출항 시각은 밤 11시 50분이다. 6시간 30분 가까이 걸리는 시간과 전 좌석이 객실인 카페리 형태를 감안하여 객실에서 잠을 청하고 아침 이른 시간부터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울릉크루즈 나름대로의 복안이 아닌가 생각될 만큼 기가 막힌 출항 시각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소집은 평소와는 다르게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서울역에서 오후 5시경에 일행들이 모여서 5시 30분 출발 KTX를 타고 포항으로 이동했다. 늘 배 여행 때마다 새벽같이 일어나 가던 패턴이었는데, 너무 여유롭게(심지어 그날 업무를 마치고) 출발하게 되니 어색할 정도였다. 역에는 기자단 선배들과 해운조합 관계자, 조합 관계사 분들이 편한 복장으로 모여 있었다. 기자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전형적인 여행복장으로 일행에 합류했다. 그리고 인원을 확인한 뒤 KTX를 타고 포항으로 내려갔다.

포항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8시였다. 일행들은 바로 포항 영일만항 인근에 있는 코난횟집이라는 식당으로 이동,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식당에서부터는 울릉크루즈 소속 가이드 분께서 인솔을 시작하셨다. 첫날 식사는 회와 찌개 등 포항 앞바다 느낌 물씬 풍기는 음식들이었다. 울릉도 가기 전부터 뭔가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해주는 맛난 식사였다. 식사하면서 처음 뵙는 조합 관계사 분들과 명함을 주고받고 인사를 하며 2박 3일을 함께할 분들과 안면을 트는 시간도 가졌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약 10시경에 일행들은 바로 옆에서 있는 영일만항 내에 있는 울릉크루즈여객터미널로 이동했다. 잠시 대기하고 출항 전 기념사진을 찍은 뒤 일행들은 대망의 울릉도 여행의 시작인 뉴씨다오펄호 탑승길에 올랐다.



▲뉴씨다오펄호 탑승 직전 팸투어 참가자 전원이 찍은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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