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 for 55’ 관련 특별 기고(1) / KR 김진형 파트장

취재부
2022-09-27

제 1편 「유럽의 약속, EU Fit for 55가 국제해운에 미칠 영향」


▲국제사회에 대한 야심찬 목표와 해운으로 확장

“2050년까지 유럽을 최초의 탄소중립 대륙으로 만들 것입니다” 기후변화, 환경 분야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딜과 함께 제시한 이 야심찬 목표 때문일까? 유럽그린딜 제안 이후 유럽연합 진행위원회는 2021년 7월, EU Fit for 55 패키지 법안을 통해 국제사회에 또 한 번 약속을 내놓았다. 

EU의 Fit for 55는 유럽 기후법의 중기 감축목표(‘90년 대비 ’30년까지 최소 55% 감축) 달성을 위해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될 여러 입법 제안사항이 담긴 패키지를 의미하며, Fit for 55 패키지 내 국제해운과 관련한 사항은 크게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cheme)와 해상연료 기준(FuelEU Maritime)이다. 


▲해운산업의 또 다른 난관, 재정적 조치 EU ETS 

배출권거래제(ETS)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권리를 배출권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다. EU ETS는 육상산업(2005년) 및 항공산업(2012년) 분야에 적용되어 왔으며, 배출허용량 보다 적게 배출한 경우 남은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고, 배출허용량 보다 많이 배출한 경우에는 부족한 배출권을 구매하여 배출허용량 목표를 달성하는 구조이다. 

해운분야에 적용되는 EU ETS는 2024년부터 EU에 입출항하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기존 구조와 달리 배출허용량 설정 없이, EU 항만에 선박이 기항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모두 구매하여 주무관청에 제출해야한다. 즉, 오염자부담원칙에 입각한 규제 구조이다. 배출권을 제출하지 못한 경우에는 미제출된 배출량에 대하여 1톤당 100유로의 벌금을 부과 받고, 다음 연도에 배출권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배출권의 거래는 배출권거래소에서 장내매매를 하거나 직거래를 통한 장외매매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거래 단위는 온실가스 배출량 1톤(tonne CO2eq) 이다. 

ETS가 시행된다면 현존하는 선박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KR이 2020년 EU MRV 보고 데이터를 기준으로 EU ETS 적용 대상 선박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총 11,205척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EU 의회 채택안(‘22.6.22)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의 산정은 2024년부터는 EU 역외 배출량의 50% 및 EU 역내 배출량의 100%를 대상으로 하고, 2027년부터는 EU 역외 및 역내 모두 배출량 100%가 대상이다. 

이 선박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1톤 당 85유로의 배출권 가격을 적용한 비용을 산출해 보면 EU 역외 50% 및 역내 100% 적용 배출량에 대해서는 연간 약 70억 유로가, EU 역내외 모두 100% 적용 배출량은 연간 약 100억 유로의 비용 발생이 추산된다. 


▲친환경 연료 사용 의무화의 시작, FuelEU Maritime

2025년부터 시행이 예상되는 FuelEU Maritime은 해상 운송에서 재생 가능한 연료 또는 저탄소 연료 사용에 대한 새로운 규정 마련을 위해 시작된 입법안이다. EU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의 온실가스 집약도 제한을 2050년까지 점차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친환경 선박 연료 수요를 자극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온실가스 집약도는 연료가 생산되는 과정부터 공급되는 과정까지의 배출량(WtT, Well-to-Tank) 및 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배출량(TtW, Tank-to-Wake)를 모두 포함하는 연료의 전 과정 배출량(WtW, Well-to-Wake) 기준으로 산정된 온실가스 배출 비율을 나타낸다.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치 보다 집약도가 높은 연료를 사용한 경우, 기준치 대비 선박에서 사용한 연료종류별 계산된 차이값에 연료사용량을 토대로 계산된 벌금 금액(ENVI 4,500유로 제시)을 곱하여 벌금을 계산하며,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치는 2025년부터 5년 단위로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연료가 FeulEU Maritime 도입 시 유리할까? KR은 FuelEU Maritime 도입에 따른 각 연료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치를 90.1gCO2eq/MJ으로 잠정 설정하고 EU ENVI 상임위 제안사항을 기준으로 연료 종류별 벌금 납부액을 추정해보았다. 

이 결과에 따르면 선박용 중유(HFO)를 비롯한 대부분의 화석연료는 2025년부터 벌금을 내야하며, LNG(디젤사이클 엔진 기준)는 2029년까지 벌금없이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2030년부터는 모든 화석연료는 벌금을 내야할 것으로, 결국에는 WtW 관점에서 탄소 배출량이 작은 저/무탄소 대체연료를 사용해야 벌금없이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EU 항만 기항을 위해서는 친환경 연료 사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탈탄소 시대 앞당길 것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55% 감축하겠다는 EU의 의지를 담은 Fit for 55는 궁극적으로 해운분야 내 탈탄소화를 본격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선박 개발이 가속화 되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EU의 규제는 향후 국제해사기구(IMO) 협약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EU에서는 Fit for 55 외에도 추가적인 다양한 기후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친환경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글로벌 규제에 대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음에 따라 우리는 EU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 선제적으로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 한국선급 온실가스 연구개발 및 검인증 파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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