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기자의 "배타고 여행가자"] “연안여객선 타고 추자도로 가자” (2)

취재부
2021-10-12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참고로 이번 여행의 총 인원은 4명이었다. 기자가 추자도로 가던 당시 제주도는 거리두기 3단계로 4인까지 모임이 가능했고, 수도권은 저녁 6시 이전까지에는 4인까지, 6시 이후에는 2인까지 모임이 가능했다. 그러므로 기자 일행이 오후 6시 이전에 모여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면 방역수칙을 지키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가자는 취지에서 기자 일행은 두 명씩 나누어 제주도로 향했고 4인의 만남은 추자도에서 갖기로 했다. 그래서 기자는 한 명의 지인과 함께 다른 두 명보다 하루 늦게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도에서 추자도로 가는 가장 빠른 뱃편은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추자항여객터미널(상추자항)로 가는 9시 30분 뱃편이었다. 그러다보니 최소한 8시 30분 정도에는 제주공항에 도착해야 무난하게 9시 30분 배를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면 수하물 찾는 시간 등등 생각해서 적어도 7시 이전 비행기를 타야했고, 결국 기자는 지인과 6시 50분 비행기를 예약했다. (기자의 평소 기상 시간보다도 조금 이른 비행기였다.)

이른 아침 지인을 픽업해서 자차로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공항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서둘러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약 1시간이면 제주공항에 도착한다. 제주공항에 착륙한 뒤 지인을 만나 수하물을 찾고 바로 택시 승강장으로 가서 택시를 탔다. 제주항까지는 15분 정도 걸린 듯 하다. 그렇게 택시에서 내려서 짐을 들고 추자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로 들어갔다.

터미널 안은 여튼 연안여객터미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표소와 대합실, 간단한 기념품 매장 정도가 자리잡고 있었다. 표를 사려는 승객들이 있기는 했으나 코로나의 영향인지 여느 때와 같은 북적북적한 느낌은 아니었다.  웹으로 예매를 완료한 상태였던 기자와 지인은 매표소로 가서 기존에 예약해 놓은 표를 쉽게 받아올 수 있었다. 연안여객선을 예매하려면 한국해운조합에서 운영하는 '가보고 싶은 섬' 앱을 통하거나 각 선박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매할 수 있다.

기자와 지인의 행선지인 추자도 추자항(상추자)으로 가는 연안여객선은 씨월드고속훼리 소속 퀸스타2호이다. 매일 오전 9시 30분에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10시 30분에 추자항여객터미널에 도착하고, 다시 추자항에서 11시에 출발하여 12시 30분에 해남 우수영에 도착하는 스케줄이다. 해남우수영에서는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하여 추자항에 오후 4시에 도착하며, 다시 오후 4시 30분에 추자항을 출발하여 오후 5시 30분에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참고로 제주에서 추자도 신양항(하추자)으로 가는 연안여객선은 한일고속페리 소속 송림블루오션호이다. 앞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자동차를 선적할 수 있어 완도나 제주에서 차를 가지고 추자도를 들어가는 승객이 이용하는 선박이다. 제주에서는 오후 1시 45분에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을 출발하여 오후 3시 45분에 추자도 신양항터미널에 도착한다. 신양항에서 제주로 갈때는 오전 10시 40분에 신양항을 출발하여 오후 12시 40분에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자신의 추자도 내 행선지가 상추자인지 하추자인지에 따라, 또 추자도에 들어가거나 나오는 시각이 오전이냐 오후냐에 따라, 자동차를 가지고 갈지 아닐지에 따라 퀸스타2호와 송림블루오션호를 선택하면 될 것 같다. 기자와 지인의 행선지는 하추자였지만, 오전에 도착하여 시간을 절약하고자 했기에 두 사람은 씨월드고속훼리 소속 퀸스타2호로 스케줄을 정했다.

표를 받아서 대합실로 들어갔다. 여느 연안여객터미널과 다르지 않게 약국(배멀미약 구매 때문에라도 연안여객터미널에 약국은 필수이다.)과 편의점, 의자 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코로나19 영향인지 대부분의 좌석은 거리두기 형태로 떨어져 앉게 되어 있었고, 배에 탑승하는 줄도 자연스럽게 거리두기가 이뤄졌다. 기자와 지인은 일단 배멀미약 부터 구매해서 먹고,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한 뒤 탑승 시간까지 대합실에 앉아 기다렸다. 그리고 출발 15분 전에 줄을 서서 탑승구로 들어갔다.

배 안은 여러개의 좌석이 길게 붙어있는 전형적인 쾌속선이었다. 한쪽에 짐을 두고 앉아서 앞에 있는 TV를 시청하면서 추자도로 향했다. 마침 도쿄올림픽 기간이라서 경기를 보면서 갈 수 있어서 그리 지루함은 없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2년전 백령도로 갈 때의 4시간 편도 여행의 영향인지 1시간은 정말 금방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좌석은 쾌속선 탈 때마다 느끼지만 의외로 편하고 푹신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다.) 뭔가 연안여객선 좌석은 불편할 것 같고 딱딱할 것 같은데, 저번 백령도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참 편안하게 1시간이 지나간 것 같다. 특히나 쾌속선은 애초에 배가 흔들리니 좌석의 편안함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부분을 우리 연안여객업체들이 잘 파악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좌석의 편안함 속에서 TV를 보면서 살짝 잠도 자다가 깨다가 하면서 1시간은 훌쩍 지나갔고 추자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은 상추자도, 숙소는 하추자도

 

추자항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지인 두 명이 차를 몰고 와서 추자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인 아버지께서 오래전 추자도에 가져다 놓은 쏘렌토 초기모델(무려 2002년형......)이었다. 굴러가는게 신기할 정도의 오래된 차였지만 비내리는 추자항에서 마중나온 차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참고로 이 차는 얼마 안되어 오르막길을 못올라가 기자 손으로 추자도 유일의 카센타에서 수리받은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적기로 한다.) 오래된 SUV에 짐을 싣고 기자 지인의 별장인 하추자로 향했다.

추자도는 지난 주에 항구 소개(추자항, 신양항)에서 간단하게 설명했던 것 처럼 상추자와 하추자로 나뉘어 있다. 서로 별개의 섬이나 추자교로 이어져있어 왕래는 어렵지 않다. 면적 자체는 하추자가 더 크지만, 상추자는 각종 생활시설과 면사무소 등이 밀집되어있는 나름대로의 번화가이다. (시골에서 읍내로 표현되는 그런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나름 마트와 약국, 편의점, 베이커리, 카페, 각종 용품점 등등 없는건 전혀 없는 말그대로 읍내이다. 그리고 곳곳에 지역 음식을 접할 수 있는 맛집들도 많아서 나름 여행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하추자는 산과 바다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풍경을 갖고 있어 관광과 등산, 낚시등을 마음껏 할 수 있다. 기자는 뭔가 번화가 같은 지역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여행특성을 가지고 있어, 2박 3일 내내 차로 상추자와 하추자를 참 자주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차도 퍼져서 수리도 받았고...)

숙소에 도착해보니 사람이 자주 드나들지 않는 별장 특유의 냄새 등이 나긴 했지만, 전날 도착한 두 사람이 나름 빡빡하게 청소를 해 놓아서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는 수준이었다. 일단 짐을 풀고 간단하게 정리를 한 뒤 숙소 근처에 있는 짬뽕 맛집으로 향했다. 추자도에는 다양한 중국음식점이 있지만, 이 곳은 찹쌀탕수육과 짬뽕으로 유명한 나름 맛집이었다. 가서 주문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탕수육을 튀겨주시더라. 먹어보니 유명한 중국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퀄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음식도 여행지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걸 느끼는데, 여기서도 그래서인지 괜히 서울에서 먹던 고급 탕수육과 짬뽕보다 더 맛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인의 말을 들으니 이 중국음식점의 사장님은 색스폰을 연주하는 취미를 갖고 계시다고 한다. 그래서 지인 아버지가 가끔 가족들을 끌고 사장님을 찾아가서 색스폰을 연주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 사장님은 또 그 자리에서 색스폰을 꺼내어 연주해주신다고 하고. 얘기를 들으면서 뭔가 섬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살포시 들었다. (물론 기자 일행은 사장님께 색스폰 연주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맛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가서 구석구석 청소를 시작했다. 바퀴벌레가 자주 나온다고 하여 기자가 챙겨간 바퀴 퇴치제도 곳곳에 설치했다. (옆집이여 미안하다. 아마 바퀴들이 그 쪽으로 이사갔을테니.)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치니 좀 숙소다와졌다. 그리고 바로 잠을 청했다. (사실 새벽같이 움직이다보니 전날 거의 잠을 청하지 못한 바 있다.) 그렇게 2-3시간을 잤을까. 일어나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혹자는 먹고 자고 또 먹는 패턴을 여행의 근본이라고도 하였다.) 저녁 시간이 되어  저녁 시간에 맞춰 예약(?)해 놓은 지인 아버지의 단골 식당으로 향했다.

 

- 글·사진 이일우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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