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재] 오동도·금오도·안도에서 만난 8월의 바다

취재부
2026-08-28

※ 본 기사에는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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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기자단, 제7회 섬의 날 맞아 한국해운조합과 여수 일대 팸투어

- 동백숲 오동도부터 비렁길 금오도, 아픈 역사의 안도까지


정부는 매년 8월 8일을 '섬의 날'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섬 여행을 독려해 국민의 휴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섬의 날 행사는 '낭만 충전, 섬'을 주제로 내걸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는 여유와 설렘을, 섬을 지켜온 주민들에게는 자긍심과 활력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해양수산부 출입 해운전문지기자단(간사 정창훈)은 이 같은 섬의 날의 의미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국해운조합(KSA, 이사장 이채익)의 협조로 지난 8월 6일부터 이틀간 여수 일대를 찾았다. 첫날에는 오동도와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섬의 날 개막식을, 이튿날에는 금오도와 안도를 돌아보며 섬 여행의 가치를 두 발로 체험했다. 이번 취재에는 한국해운조합 이채익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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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과 등대의 섬, 오동도


여수에 도착한 기자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오동도였다. 우리나라 제4호 국립공원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인 오동도는 원래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놓인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지금은 쉽게 다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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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 입구 주차장과 연결된 방파제는 여수엑스포역에서 2km 거리로, 차로 약 10분 도보로 약 30분이 걸린다. 768m의 방파제를 따라 여수 앞바다를 만끽하며 걷다 보면 해안산책로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는 모형 거북선과 세계박람회 홍보관, 음악분수가 있어 산책 후 둘러보기에도 좋고, 방파제 대신 동백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정비된 산책로는 황톳길로 조성돼 발이 편안하고, 우거진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산책하기 좋았다. 나무 사이로 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남해바다와 기암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지는데, 이 때문에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특히 오동도는 동백나무와 시누대(조릿대)의 자생지로 유명해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으며, 동백꽃이 만발하는 시기에는 더 많은 여행객이 몰린다.




산책길은 섬 정상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에 오동도 등대와 등대 홍보관이 자리하고 있다. 홍보관에는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와 관련 자료가 간략히 전시돼 있고, 등대 전망대에 오르면 여수항을 비롯한 여수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이 27m의 백색 8각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오동도 등대는 700W 섬백광을 10초에 1섬광씩 점등하며, 광달거리 20마일·광학거리 41마일에 달한다. 등대를 내려오면 소라바위·병풍바위·지붕바위·코끼리바위 등 기암절벽이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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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에는 파도의 침식으로 생긴 동굴인 '용굴'과 관련한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 용굴과 여수 마을의 연등천이 지하로 연결돼 있어, 오동도에 살던 용이 비가 오면 연등천을 찾아 빗물을 먹곤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이가 멱을 감다 시신으로 발견되자 마을 사람들이 용의 소행으로 여겨 통로를 막았고, 이후 용은 빗물을 찾아 오동도의 샘터를 헤맸는데 움직일 때마다 심한 파도와 함께 바다가 갈라지는 소리가 밤하늘에 퍼졌다는 전설이 지금도 남아있다.



해운조합, 섬의 날 개막식서 '섬 발전 유공' 국무총리 표창


오동도를 둘러본 기자단은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행정안전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는 8월 6일부터 9일까지 여수세계박람회장 일원에서 섬의 날 행사를 공동 개최했다. 개막식이 열린 박람회장에는 주요 지자체와 정부기관, 한국해운조합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전시관이 마련돼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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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운조합 전시관은 조합이 선정한 '2026 가보고 싶은 섬 20'을 널리 알리고, 섬 여행을 계획하는 관람객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했다. '2026 가보고 싶은 섬 20'은 걷기섬·별밤섬·밥상섬·물놀이섬이라는 4개 테마에 어울리는 섬을 각각 5곳씩 선정한 것으로, 조합은 소재지와 여객선사, 여객선과 항로 등의 정보를 알기 쉽게 표기한 홍보 자료를 배포하고 여행을 문의하는 관람객들에게 간략한 컨설팅을 실시했다. 현장에서는 20곳의 섬 중 하나를 선택해 지역특산물 등 경품을 가리는 '낭만 복불복 게임', 8개의 섬이 표기된 다트를 맞추면 해당 경품을 받는 '낭만 다트 게임', 해운조합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팔로우 이벤트 등이 함께 진행돼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황기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부시장, 서영학 여수시장, 주철현·조계원·권향엽·진선미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과 관계기관 관계자, 시민들이 참석했다. 기념식에서는 '2026년 섬 발전 유공 정부포상 수여식'이 함께 진행됐으며, 한국해운조합은 연안여객선 안전 기반 확립과 섬 정주 여건 개선, 해상관광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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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설립된 한국해운조합은 해운산업 발전과 연안해운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도서민 여객선 운임지원 제도 정착과 여객선 현대화 지원 사업, 전국 24개 여객터미널 운영과 전산매표시스템 구축, 섬 여행 공모전 등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 이채익 이사장은 “이번 국무총리 기관 표창은 도서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연안해운 산업 발전을 위해 조합과 전 해운업계가 함께 노력해 온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가보고 싶은 섬을 만들어 나가고, 연안여객선 중심의 해상관광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림페리로 잇는 여수-금오도 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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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해운기자단은 금오도로 향하기 위해 여수시 신기항을 찾았다. 한림해운의 '한림페리9호'는 신기항과 금오도 여천항을 잇는 노선을 운항하며, 편도 소요시간은 약 25분이다.

총톤수 677톤의 한림페리9호는 여객뿐 아니라 차량도 함께 실어 나른다. 화물선이 닿지 않는 섬에서 물자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는 여객선 또는 카페리선인데, 금오도 역시 식품·식자재·공산품 등 대부분의 물품이 이 배를 통해 들어온다. 택배는 추가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며 일부 품목은 반입이 불가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기자단이 탑승했을 때도 화물을 실은 1톤 트럭과 우체국 트럭이 함께 승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림페리9호의 화물 적재 중량은 20만7,354톤으로, 화물창 중앙에는 승용차는 물론 25톤 화물트럭 4대, 50톤 하이드로크레인 3대, 20KL 탱크로리 3대까지 실을 수 있다.

금오열도(金鰲列島)에서 가장 큰 섬인 금오도는 남면 24개 행정구역 중 두모리·심장리·우학리·유송리 등 4개 리에 속한다. 남면 인구 약 2,700명 가운데 약 1,300여 명이 이곳에 거주하며, 남면사무소를 비롯해 치안센터·우체국·보건진료소 등 대부분의 관공서와 농협마트·주유소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초·중·고등학교도 모두 있지만 학생 수는 100명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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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는 서쪽 해안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비렁길' 트래킹 코스로 유명하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남해에서 보기 드문 해안단구의 벼랑을 따라 조성된 트래킹 명소다. 크고 작은 기암괴석이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길은 여행객들에게는 트래킹 코스지만, 도로가 생기기 전 옛 주민들에게는 마을과 마을, 집과 농지를 오가던 삶의 애환이 깃든 길이기도 했다. 비렁길은 크게 5개 구간으로 나뉘며 구간마다 마을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이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 기자단은 함구미 여객선터미널에서 시작하는 1번 코스를 탐방했다.



비렁길에서 발견한 금오도의 오랜 사연들


금오도는 오랜 세월 무인도였다. 고려 말~조선시대 왜구의 잦은 침입으로 관리가 어려워지자 주민을 이주시키고 섬을 비워두는 공도(空島)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대신 궁궐 건축목재인 황장목과 사슴을 별도로 관리했으며, 공도 정책이 사라진 것은 고종 때인 1884년경으로 전해진다.

1970~80년대 금오도는 인구가 1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번성했는데, 방풍나물 주산지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남해의 따뜻한 기후와 해풍, 배수가 용이한 지반 덕에 방풍나물이 잘 자라 한때 전국 생산량의 95%가 이곳에서 나왔다. 풍을 예방한다는 뜻의 방풍나물은 혈액순환에 좋고 항산화·피부 진정·미백 효과가 있어 천연 화장품 원료로도 지금까지 활용되고 있다. 다만 육지에서도 연중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고령화로 생산량은 점차 줄고 있다. 양식업 등 어업도 고령화와 태풍 영향으로 일부만 명맥을 잇고 있으며, 섬 곳곳의 밭은 자급자족 목적의 소규모 경작이 대부분이다.




수풀 우거진 비렁길을 걷다 보면 바닥이 파헤쳐진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2000년대 들어 유입된 멧돼지의 소행이라고 한다. 멧돼지는 바다 수영이 가능해 다른 해안으로도 이동할 수 있지만, 주로 야간에 활동하는 데다 주기적인 수렵으로 개체수가 조절돼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한동안 걸음을 옮기던 기자단은 평평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미역널방’과 마주쳤다. 마을 주민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지게로 날라 말리던 곳으로, 해변으로부터 표고 90m에 달해 주민들의 고된 노동을 짐작케 했다. 본래 이곳 가운데에는 자손 번성을 기원하는 작은 묘와 바둑돌 역할을 하던 바위가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졌다고 한다. 조금 더 걸으면 미역널방을 조망할 수 있는 수달피 비렁 전망대가 나오는데, 바다를 향해 고개를 든 형상의 벼랑과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파도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용머리골 마을 터에 다다른다. 지금은 풀숲으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가파른 언덕을 집터 삼아 마을을 이뤘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곳에는 금오도에 처음 주민이 살기 시작할 무렵, 힘자랑을 하려던 청년이 용두바위와 씨름해 바위를 뽑아 바다에 던진 뒤 마을 젊은 남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고, 저주를 두려워한 주민들이 제사를 지내며 달랬으나 결국 마을을 떠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지눌의 삼송광 전설과 안도의 아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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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에는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1195년(고려 명종 25년)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송광사의 흔적도 남아있다. 지눌이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모후산에서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보냈는데, 각각 순천 송광사와 고흥군 송광암, 그리고 금오도에 내려앉았다는 '삼송광' 전설이다. 수풀이 우거져 터의 흔적만 남아있었지만, 산을 깎은 듯한 절벽이 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번 코스 탐방을 마친 기자단은 안도로 이동했다. 100여 명이 거주하는 안도는 본래 금오도와 인접한 별도의 섬이었으나 2010년 안도대교가 놓이며 연결됐다. '기러기길'이라는 자체 트래킹 코스가 있어 금오도 비렁길에 이어 안도의 해안 풍경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많다.

안도에는 슬픈 역사도 서려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몰려든 피난민을 섬으로 이동시키던 정부는, 1950년 8월 3일 거문도로 향하던 선박이 경찰 검문을 위해 안도 이야포에 잠시 머무는 사이 미군 전투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200여 명의 민간인이 희생당하는 참사를 겪었다. 안도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선박을 바다에 가라앉히고 오랫동안 입을 닫았다. 김영삼 정부 때 처음 증언이 나왔으나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이며, 당시 미군 문서에도 관련 내용이 기록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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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사연을 뒤로한 채 기자단은 여천여객터미널로 발길을 돌렸다. 승선권 발권과 함께 2층에 휴게실을 갖춘 이 터미널은 작은 카페와 특산물 판매점도 운영해 여행객 편의를 높였다. 사면이 바다인 금오도는 낚시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섬으로, 터미널에서는 트래킹 정보는 물론 팬션·식당 등 관광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번 취재에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서울이나 수도권 등지에서 금오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이 늘었는데, 이는 여수시의 지원으로 하루 9회나 운항하면서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기 때문”이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고 싶다면 꼭 금오도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해운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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