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후 심각한 해운 불황 대비해야” 한 목소리

취재부
2022-11-16

- BIPC 2022 개최, “선사의 수직적 통합은 성공하지 못해… 초대형 컨 선박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부산항만공사(BPA)의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이하 BIPC, Busan International Port Conference)에서 해운・항만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항만의 현재와 미래를 그리다(영문명 Adapts and Advances)’라는 주제로 지난 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개최된 동 컨퍼런스느 3가지 세션을 통해 최근 2년여에 걸친 팬데믹의 명과 암, 불투명한 해운시장에 대한 전망과 함께 해운・항만・물류 전반에 혁신사례를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수요의 둔화와 운임하락, 그리고 그에 따른 용선료 하락에 이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선가가 1/3 이상 떨어지는 등 시장의 침체 현상이 전 방위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 향후 해운시장의 전망도 녹록지 못하다. 글로벌 운항 선복의 28%에 달하는 선박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가운데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 침체라는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심화 등 불가항력적인 글로벌 리스크와 함께 선사들의 ESG 경영 가속화와 해운의 탈 탄소화 압박이 가중되고 있어 정기서 해운분야는 다양한 불확실성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BPA는 글로벌 해운조사분석 기관은 물론 대륙별 주요 항만, 글로벌 선사 및 물류기업을 부산으로 초청하여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해운조사분석 기관으로는 영국의 드류리(Drewry)와 싱가포르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가 참여했으며, 항만은 미주지역의 롱비치항과 씨애틀항, 아시아의 싱가포르항과 두바이항, 유럽의 스페인 바르셀로나항과 독일 함부르크항이 참여했다. 선사는 세계 3대 글로벌 선사 중 하나인 프랑스의 CMA CGM, 화주로는 세계 1위 3PL 물류기업인 독일의 퀴네앤드나겔이 참가해 다양한 관점에서 업계별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다.

세션 1에서 드류리의 팀 파워 대표는 ‘정기선 시장 : 팬데믹 이후의 현황과 향후 도전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우리 해운 시장이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최고점 수준의 호황을 기록했지만 올해 부터 급격한 하락의 흐름이 보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팀 파워 대표는 “펜데믹 기간 동안 공급망의 위기와 항만 혼잡 등으로 선복 부족이 심화되었으나, 선사들은 업계 편중과 얼라이언스 구조 변화 등으로 오히려 선복 관리는 용이해졌다”면서, “이로 인해 화주들은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선복을 확보하려 했고, 이에 선사들은 상상이상의 수익을 얻어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팀 파워 대표는 “2022년은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있고, 서구 유럽은 더욱 그러하며, 지정학적 긴장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글로벌 경제는 암울한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팀 파워 대표는 “23-24년까지 신조발주가 완료된 상태로 선복 활용율은 떨어진 상태”라며, “얼마나 떨어질지가, 또 운임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라이너리티카의 탄 후아주 대표는 ‘컨테이너 해운 – 호황 그 이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그동안 쌓여온 공급은 계속 늘어나 해운 시장은 급격한 불황의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탄 후아주 대표는 “지난 2년간의 운임 상승 쇼크는 그동안의 오랜 기간의 상승의 흐름을 다 합쳐놓은 것과 비견된 만큼 엄청난 수치였다”면서, “그러나 최근 이 상승의 흐름은 완벽한 역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특히 최근 3개월만에 운임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꺾어진 그래프는 지난 2년의 호황을 무색하게 할 만한 반전”이었다고 설명했다. 탄 후아주 대표는 이런 급락의 흐름을 반전할 만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나이브한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선사들이 평화주의자가 아닌 만큼, 나는 향후 2년 간의 큰 혼란을 거쳐 오래전 역사에서 본 침체 현상으로 나아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 후아주 대표는 “2025년 말이 되면 기존 선박 개조 이전에도 6백만 초과 공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그렇다면 5백만TEU가 사라져야 하는데 이것이 가능한지가 관건”이라며, “결국 수요를 어떻게든 진작해야 하는데, 수요 증가는 2% 정도이나 공급은 8%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요 진작의 가능성은 적어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탄 후아주 대표는 충분한 폐선이 이뤄질지도 하나의 관건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컨테이너 폐선 피크는 한진해운의 파산시절인 2016년 70만TEU였다”면서,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2년동안 컨 화물시장이 너무 커져서 이미 노후선들의 폐선이 이뤄졌기에 이런 강한 폐선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24,000TEU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계속 나올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드류리의 팀 파워 대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팀 파워 대표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단위당 물류비용, 즉 수송단가를 약 25% 이상 낮춰 해상구간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으나 실제 전체 공급망 차원에서 보면 효율적이 않다”면서, “초대형선박에서 양적하되는 대량의 화물이 한번에 몰리면서 항만(터미널)에서는 심각한 적체 혹은 일시적 마비현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약 20%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000TEU 이상의 초대형선은 그 크기로 인해 투입될 수 있는 노선이 유럽 노선과 같은 일부 장거리 항로에만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사 입장에서는 선박활용 측면에서도 유연성이 떨어져 초대형선 운영의 장점이 퇴색될 수 밖에 없다”며, 현존하는 최대 컨테이너 선박인 24,000TEU급 이상의 선박이 시장에 투입 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선사가 물류기업을 인수하고 Port-to-Port 를 넘어선 분야에까지 진출하는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 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되었다. 드류리의 팀 파워 대표는 “선사가 종합물류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과거에도 시도된 바 있다”면서, “고객과의 경쟁구도 형성이라는 문제점과 선사와 물류기업(logistics service provider)은 사실 업의 본질이 전혀 다른 분야로서 양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이너리티카의 탄 후아주 대표 역시 “머스크가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했지만 고객인 포워더를 대할 때 이해상충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머스크가 포워더와 경쟁하겠다고 선언하며 종합물류회사를 만들었지만 성공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프랑스 선사 CMA CGM의 프랭크 마가리안 수석부사장은 “과거와 달리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거치며 물리적인 물류자산(physical logistics asset)을 보유하지 않고서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힘들다”면서, “과거에 선사의 수직통합 시도는 실패했을 수 있지만 지금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강준석 BPA 사장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BIPC를 계기로 부산항이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라며, “부산항을 찾아와주신 글로벌 연사들, 부산항 관계자 및 일반 참석자들께 감사드리며, BIPC가 앞으로도 양질의 해운항만 지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지식 나눔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조승환 장관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데,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항만의 현재와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의 이번 행사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크다”면서, “정부는 진해신항이 초대형선박이 드나드는 메가포트로 발전시키고, 북항 2단계 사업도 본격 추진하는 등 부산이 글로벌 신해양중심지로 거듭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취재 이일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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