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해운업의 중심 업종인 선박운항업은 우선 해상근무자들의 수준에 의해 운항 효율성이 가름된다. 동시에 육상근무자들의 질적 향상이 생산성 제고와 영업적 신장과 직결된다. 따라서 운항업의 승패는 육상·해상 종사자들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이 중 해상 종사자들은 해양계 대학의 성장·발전에 의거, 꾸준히 인재 양성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육상 근무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해양계 대학이 아닌 일반 대학에 해운 관련 전공과목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개개 해운회사에서의 신입사원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대형 운항업체들은 사내 교육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만 중소 운항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해운부대업체들의 인재 육성 체제는 전혀 갖추어져 있지 못해서 운항업과의 격차, 특히 종사자들의 질적 수준에 차이가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승선 경험이 없는 인력들이 많아지다 보니 많은 해운 기업들이 해운의 특수성을 체득하지 못한 채 해운 실무에 들어가는 인력들만 늘어나고 있다. 오래전 승선 경험이 있는 인원들이 육상 근무에 투입되는 게 자연스런 시절에는 이런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승선 유경험 육상 근무 인력들을 업계에서 쉽게 접하기 힘들어졌다. 선사도 그러한데 해운부대업체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실정이라 하겠다.
70년대만 해도 부대업체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중견 간부들이 B/L 뒷면에 깨알같이 기재되어 있는 약관 번역부터 시키는 방식으로 해운 인재 양성에 주력했다. 아시다시피 B/L 약관에는 해운업 실무에서 가장 까다로운 클레임 분야의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따라서 B/L 약관의 내용을 완벽히 번역해 내면 해운 실무를 상당부분 숙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요즈음은 해운 부대업체들의 경우 몇몇 전통과 역사를 지닌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신입사원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능력 있는 중견 간부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군소 포워딩 업체들에는 이 같은 해운 인재 양성의 기반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위에 언급했던 승선 유경험자가 업체 내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라 하겠다.
한국 해운업 전체의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운항업이든 해운부대업이든 해운 인재 양성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과거와 달리 해운계에 유입되는 육상 근무 신입사원들의 질적 수준이 대기업들에 비해서 현저히 저하됨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형 해운업체와 군소 해운업체의 종사자들 자질 수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군소 포워딩 업체에는 임금 수준이나 복지 제도 미흡 등으로 구조적으로 유능한 신입사원 유입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특히나 귀하디귀한 승선 유경험자를 군소 업체에서 찾기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신입사원 등 조직원들에게 해운 전문성을 가르칠 수 있는 중견 간부나 임원이 존재하지도 않고 있다. 그들 또한 승선 근무 경험 없이 육상에서만 근무하다 업체를 차린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로든 해운 인재 양성의 기반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해운업 발전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게 됨이 확실하다고 판단된다.
이 같은 해운부대업체 종사자들의 질적 저하 현상을 가장 민감하게 지적하는 쪽이 바로 무역업체, 즉 하주들이다. 해상운송만큼 해운업 종사자들의 자질에 누구보다 민감한 편이다. 왜냐하면 해상운송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상당 부분 해운 인력의 질적 수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최상의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운업체 종사자들의 해운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측면이다. 하주들이 해운업 종사자들의 질적 수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운 인재 양성이 한국 수출입 성장에도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 경제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많은 젊은이들이 바다를 외면하고 있고 선원 수급도 외국인 선원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이때에 해운 인재 육성은 해운업체들의 생존에 직결될 수 있는 엄중한 이슈이다. 특히 그나마 해양대 졸업생들도 승선 근무를 기피하고 육상 근무부터 시작하려는 경우가 많아 진정한 해운 인재를 길러내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이럴 때일수록 승선 근무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해기사 지망생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야 유능한 해운 인재가 길러질 수 있다. 결국 해운 인재들을 확보한 해운기업은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또 다시 찾아올 불황의 시기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만에 해운 호황이 찾아온 이때가 해운 인재 양성에 전력해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