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사] 해운의 국민적 인식제고위해 진력

취재부
2018-01-02
70년대 초 해운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래 45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적지 않은 세계적 해운불황과 이에 따른 한국 외항해운계의 고통을 직접 목도한 바 있었다. 하지만 근자 10년에 걸친 장기간의 해운불황이야말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다. 더불어 해운시황은 사이클이 있다는 정설을 완전히 무력화시킨 특이한 일이기도 하다.
20세기만 해도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오는 조짐이라는 말로서 불황의 어려움을 위로받곤 했는데 이제는 그 같은 통상적인 어휘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해운불황은 고착화되고 말았다. 
물론 이 같은 장기간의 불황은 선복 과잉의 상존화에 기인한 것이다. 세계적인 운항업체들, 특히 원양정기선 운항업체들이 대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대형 풀 컨선들을 지속적으로 건조, 시장에 투입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미 어느 정도 이상 예견된 해운불황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장기간의 해운불황속에서도 특정 항로나 특화된 화물, 예를 들어 석유화학제품 같은 화물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 운임 또한 양호한 편이다. 이같이 불황 속에서도 살 길을 찾아야 함이 현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년 한 해는 우리 원양 해운사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특화된 전략으로 수익 증대의 탈출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시에 불황이라는 공통된 고난 속에서도 해운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라는 업계 숙원사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기울이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주지하다시피 해운에 대한 국민적 인식 수준이 지금 같은 바닥을 헤매는 수준이면 한국 해운업의 선진국화 진입은 요원하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산업분야가 그러하듯 기본이 튼튼해야 한다. 외항해운의 성장 토대는 국민들의 인식이다. 이는 외항해운의 특성상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인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해운에 대한 인식이 높아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운업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는 뜻이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해운 진흥보다는 해운 홀대의 기조가 반복되어 나타났다. 그 좋은 예가 이명박 정부의 해양수산부 폐지였다. 이로서 그 때까지 그래도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던 한국 해운업 성장의 당위성이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해양수산부는 부활되었으나 외항해운업에 대한 무지와 관심 부족, 여기에다 내항선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외항해운 성장∙발전에는 시선조차 돌릴 수 없을 정도였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는 외항해운 성장의 분명한 의지를 보인 바 있어 올해가 기대되기도 함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소야대의 현재 정치적 지형 속에서는 국민들의 해운업에 대한 절대적 지지가 없으면 정치권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그 어느 때 보다 해운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제고가 절실한 형편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는 우리 외항해운계가 다시 한 번 마음을 가다듬어 이 문제 해결에 일로매진해야 할 때이다. 
이에 저희 무역운송신문 또한 올 새해에는 그 어떤 해 보다 더욱 열심히 국민들이 해운업에 긍정적인 시각을 지닐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우선 외항해운업이 지닌 경제적 효용성, 특히 한국적 상황 하에서 해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북한의 핵 위협과 미 정부의 대응 등으로 한반도에서의 위기 국면이 그 어떤 때보다 높은 편이다. 이 같은 기조는 신년 한 해에도 계속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측면에서도 외항해운, 다시 말해 국적선들의 존재 가치가 부각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서도 안 될 것이다. 사전에 막아야 하겠지만 국지전이라도 야기되면 외국 선박은 모두 철수할 것이 뻔하다. 이 경우 국적선이야말로 국민들의 생필품은 물론이고 전쟁 물자 수송의 핵심 역할을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이제 국민들에게 보다 널리 알려서 해운에 대한 국민적 인식제고의 결정적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이 점을 저희 무역운송신문은 올 한 해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할 예정이다.
또한 우리 해운인 스스로 해운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한 해가 되도록 무역운송신문은 사설이나 칼럼, 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 해운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지 않은 채 일반 국민들에게 해운에 긍정적 시각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아무쪼록 올 한 해는 외항해운업체가 한 마음이 되어 해운업의 국민적 인식제고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결과물을 도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동시에 무역운송신문의 구독자와 광고주 여러분들도 새해가 더욱 보람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2018. 1. 3.
무역운송신문 발행인 이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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