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칼럼 내용이 필자의 예전 경험담이라 할 수 있다. 우선은 취재 현장에서 뛰는 현역 기자가 아니라 발행인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한국 최초의 해운 취재기자로서 70년대를 취재한 유일한 해운 매체 종사자라는 측면에서 기록 문화 창달 의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1
48년의 해운 매체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작업은 해운인들의 해운 일생을 평전 형태로 신문에 연재 또는 단행본으로 발간한 일이다. 총 60여명의 해운인 삶을 조명했는데 이 중 단행본 형태의 기록으로 남긴 경우가 20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여러 해운인을 함께 수록한 ‘한국의 해운인’같은 단행본에는 15명의 해운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한 해운인의 일생이 담긴 ‘초계 왕상은 평전’이나 ‘청해 이용기 평전’이 있다. 또 ‘협운해운 30년사’에는 마상곤 회장의 일생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또 지난 해 10월에 집필한 ‘범주해운 50년사’에는 왕상은 회장, 이일선 사장, 김남빈 사장, 이상복 사장 같은 범주해운 CEO들의 해운계 족적이 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다.
또 윤종근 회장, 이맹기 회장, 신태범 회장, 김윤석 회장, 양재원 회장, 김석기 사장 같은 해운인은 신문에 평전을 장기 연재한 적이 있다. 여기에 4-5정도 압축된 형태의 평전을 연재한 해운인으로는 배주원 회장, 조상욱 회장, 조판제 회장, 김정민 사장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
이처럼 60여명에 달하는 해운인들의 일생을 활자화,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한 가지 귀중한 인간관계의 이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편안’한 삶을 영위한 해운인은 많아도 ‘평안’한 인생을 영위한 해운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평안한 삶과 편안한 삶은 어떻게 다르며 또 그 최종 결과는 어떠했을지 기술해 봄도 의미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평안과 편안의 개념부터 대비해 보면 평안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편안은 처음부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순탄한 삶을 영위한 경우이다.
세대별로 구분해 보면 굴곡이 적지 않은 해운 인생을 영위하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나간 1세대 해운인들의 삶이 ‘평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1세대 창업자를 뒤이어 하등의 어려움 없이 해운인생을 시작한 2세대 해운 경영인들은 ‘편안’한 해운계 삶을 영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평안의 1세대 창업자들이 힘써 일궈놓은 해운기업을 편안 위주의 기질에 익숙한 해운 2세 경영인들이 회사 간판을 내리는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대한선주, 한진해운, 조양상선, 코리아라인(대한해운), 동남아해운 등이 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세대 해운인 다수는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4.19와 5.16 등 한국 현대사의 회오리 속에서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자신을 추슬러 ‘평안’을 유지한 케이스의 해운 경영을 펼쳤다.
해운 시황이 곤두박질치면 최선을 다해 이를 이겨내려는 불타는 의지를 구현했다. 하지만 2세 해운인들 중 1세대 해운인으로부터 훈련을 받지 못하고 그저 편안한 해운 인생을 보장받은 상당수의 2세 경영인들은 해운 불황 같은 어려움을 견뎌내지 못한 사례가 허다했다.
또 시황이 좋아서 해운 경영이 순조로운 시절을 만나도 편안, 평안의 해운인들의 대처법은 확연히 달랐다. 한 마디로 평안을 경험한 해운인은 신중과 조심의 경영을 펼친 반면, 편안한 해운 인생의 해운인은 욕심을 부리기 일쑤였다. 이는 1세 해운 창업자 2세 해운 경영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창업, 승승장구하던 1세대 해운인 중 끝끝내 해운 기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해운 기업 간판을 내린 경우, 십중팔구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욕심을 부린 이면에는 보다 편안한 해운 인생을 영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꾸면 무리수를 두더라도 번듯한 해운 기업으로 성장, 자신의 이름을 빛내면서 보다 폼 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인간적 욕망으로 판단력이 흐려짐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평안과 편안의 해운 경영인들의 삶이 달라지는 이유는 판단력과 순발력의 차이가 남다른 점이다.
평안은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는 판단력과 분별력을 조성해 준다. 하지만 편안한 해운 인생은 그러한 고차원적인 능력을 지니지 못하게 된다.
- 이종옥 발행인 -
대부분의 칼럼 내용이 필자의 예전 경험담이라 할 수 있다. 우선은 취재 현장에서 뛰는 현역 기자가 아니라 발행인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한국 최초의 해운 취재기자로서 70년대를 취재한 유일한 해운 매체 종사자라는 측면에서 기록 문화 창달 의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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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의 해운 매체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작업은 해운인들의 해운 일생을 평전 형태로 신문에 연재 또는 단행본으로 발간한 일이다. 총 60여명의 해운인 삶을 조명했는데 이 중 단행본 형태의 기록으로 남긴 경우가 20여 명에 달한다.
이 중 여러 해운인을 함께 수록한 ‘한국의 해운인’같은 단행본에는 15명의 해운인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한 해운인의 일생이 담긴 ‘초계 왕상은 평전’이나 ‘청해 이용기 평전’이 있다. 또 ‘협운해운 30년사’에는 마상곤 회장의 일생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또 지난 해 10월에 집필한 ‘범주해운 50년사’에는 왕상은 회장, 이일선 사장, 김남빈 사장, 이상복 사장 같은 범주해운 CEO들의 해운계 족적이 내용 중에 포함되어 있다.
또 윤종근 회장, 이맹기 회장, 신태범 회장, 김윤석 회장, 양재원 회장, 김석기 사장 같은 해운인은 신문에 평전을 장기 연재한 적이 있다. 여기에 4-5정도 압축된 형태의 평전을 연재한 해운인으로는 배주원 회장, 조상욱 회장, 조판제 회장, 김정민 사장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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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60여명에 달하는 해운인들의 일생을 활자화,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통해 한 가지 귀중한 인간관계의 이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편안’한 삶을 영위한 해운인은 많아도 ‘평안’한 인생을 영위한 해운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평안한 삶과 편안한 삶은 어떻게 다르며 또 그 최종 결과는 어떠했을지 기술해 봄도 의미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평안과 편안의 개념부터 대비해 보면 평안은 여러 우여곡절을 거치면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편안은 처음부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순탄한 삶을 영위한 경우이다.
세대별로 구분해 보면 굴곡이 적지 않은 해운 인생을 영위하면서도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나간 1세대 해운인들의 삶이 ‘평안’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1세대 창업자를 뒤이어 하등의 어려움 없이 해운인생을 시작한 2세대 해운 경영인들은 ‘편안’한 해운계 삶을 영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평안의 1세대 창업자들이 힘써 일궈놓은 해운기업을 편안 위주의 기질에 익숙한 해운 2세 경영인들이 회사 간판을 내리는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대한선주, 한진해운, 조양상선, 코리아라인(대한해운), 동남아해운 등이 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세대 해운인 다수는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4.19와 5.16 등 한국 현대사의 회오리 속에서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자신을 추슬러 ‘평안’을 유지한 케이스의 해운 경영을 펼쳤다.
해운 시황이 곤두박질치면 최선을 다해 이를 이겨내려는 불타는 의지를 구현했다. 하지만 2세 해운인들 중 1세대 해운인으로부터 훈련을 받지 못하고 그저 편안한 해운 인생을 보장받은 상당수의 2세 경영인들은 해운 불황 같은 어려움을 견뎌내지 못한 사례가 허다했다.
또 시황이 좋아서 해운 경영이 순조로운 시절을 만나도 편안, 평안의 해운인들의 대처법은 확연히 달랐다. 한 마디로 평안을 경험한 해운인은 신중과 조심의 경영을 펼친 반면, 편안한 해운 인생의 해운인은 욕심을 부리기 일쑤였다. 이는 1세 해운 창업자 2세 해운 경영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렵게 창업, 승승장구하던 1세대 해운인 중 끝끝내 해운 기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해운 기업 간판을 내린 경우, 십중팔구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욕심을 부린 이면에는 보다 편안한 해운 인생을 영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꾸면 무리수를 두더라도 번듯한 해운 기업으로 성장, 자신의 이름을 빛내면서 보다 폼 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인간적 욕망으로 판단력이 흐려짐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평안과 편안의 해운 경영인들의 삶이 달라지는 이유는 판단력과 순발력의 차이가 남다른 점이다.
평안은 미래를 제대로 바라보는 판단력과 분별력을 조성해 준다. 하지만 편안한 해운 인생은 그러한 고차원적인 능력을 지니지 못하게 된다.
- 이종옥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