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여러 조직에서 찾는 CEO들의 공통적인 성향들

취재부
2024-05-20

직업 특성상 필자는 업·단체의 CEO급 인물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아무래도 그 조직을 대표하는 인물과 대화를 해야 그 해의 중점 추진 방향이라던가, 주된 애로 사항이나 홍보가 필요한 부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단의 공식 간담회가 개최되면, 거의 90% 이상 그 업·단체의 CEO급 수장이 자리를 하게 되고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필자도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CEO급 인물들이 필자를 스쳐 지나갔다. 대부분은 짧은 CEO생활을 마치고 업계를 떠났지만, 필자의 신입 기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러 조직을 거치며 수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도 꽤 있다. 그런 분들의 특징이라면 당연히 그 조직을 성장·발전시키고 위상을 드높였다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한 조직에서의 역할 기한이 다하였어도 또 다른 영역에서 그 인물을 찾게 되고 결국 오랜 기간 CEO같은 역할을 담당하곤 하는 것이다. 


필자가 이처럼 다수의 조직을 옮겨 가면서도 수장을 행하는 분들을 만나보면서 이런 분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성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 부분을 오늘은 지면을 통해 나누어보고자 한다. 물론 지극히 필자의 사견임을 전제해 두는 바이다. 


먼저 여러 조직에서 찾는 CEO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의 첫 번째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전문성이다. 그 영역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면 여러 조직이 아니라 단 한 영역에서도 굳이 그 인물을 찾을 이유가 없다. 나아가 전문성이 있어야 그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세부적인 미션들을 정해줄 수 있다. 특히 해운업은 해운이라는 큰 줄기 아래 여러 가지와 같은 세부 영역들이 있고, 그 자잘한 영역들을 담당하는 업체들이 존재한다. 전문성이 갖춰진 CEO들은 해운이라는 큰 줄기를 꿰고 있기에 어떤 가지라도 잘 자라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조직 저 조직에서도 이런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런 인물은 오랜 기간 다양한 조직을 거치며 그 전문성을 전파하게 된다.


다양한 조직을 거치게 되는 CEO의 두 번째 공통점은 조직원들의 호평이다. 이는 곧 조직 장악능력과 대인 관계 능력이 공히 갖춰져야 가능한 부분이다. 아무리 성과를 낸 CEO라도 그 조직원들에게 반드시 좋은 평을 듣는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조직원들을 힘들고 괴롭게 하여 성과를 거두고 그 모든 영광은 CEO가 가져가는 경우에는 조직원들에게 좋은 소리를 들을 리 만무하다. 조직원들에게 호평을 받는다는 건 합리적이고 명쾌한 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의 마음과 능력을 움직였다는 걸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에 어느 조직이든 그런 리더십을 환영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당연히 한 업체에서의 기한이 끝나더라도, 다른 조직에서 부르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여러 조직에서 부름을 받는 CEO가 가진 공통점의 세 번째는 언론과의 스킨십이다. 업계의 수장으로서 홍보의 영역을 책임지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업체의 홍보는 결국 언론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렇기에 언론과의 스킨십이 좋고, 기자들을 어려워하지 않는 CEO들은 그 업체를 성장·발전시키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셈이다. 특히 일간지나 전문지 등 기성 언론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전문 영역인 해운업의 경우, 해운 전문 언론과의 스킨십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해운 전문 언론과 좋은 교분을 쌓아온 CEO들이, 그 조직에서 뿐 아니라 다른 조직에 가서도 많은 성과를 나타낸 경우를 많이 지켜보게 되었다. 당연히 그 성과는 전문 언론을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지곤 한다. 한편, 다양한 조직에서 찾는 CEO치고 언론과의 스킨십이 좋지 않는 경우를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었다. 


우리 업계에는 수많은 업·단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업·단체마다 몇 년에 한 번씩은 새로운 CEO의 취임 소식이 알려지게 된다. 새로운 수장의 취임이 전해질 때마다 이전 CEO에 대한 평가를 기자들 사이에서는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기자들 사이에서 좋은 기억으로 회자되는 CEO는 필자가 위에 언급한 세 가지 공통점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도 많은 조직들의 CEO가 교체된다. 이 중에는 CEO가 물러나는 걸 조직 구성원이나 외부에서 아쉬워하는 경우도 있고, 새로 부임하는 CEO에 대한 기대를 더 크게 가지게 되는 웃지 못 할 경우도 있다. 기왕이면 우리 업계의 수장들이 필자가 열거한 여러 조직에서 찾을만한 긍정적인 CEO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러기 위해 관료 출신이든 조직에서의 승진이든 좋은 리더십을 소유한 인물이 CEO가 되어 오랜 기간 여러 영역에서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인물이라면 필자는 얼마든지 그 인물의 장점을 업계에 널리 알릴 의향이 있다.


- 이일우 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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